노루귀 -3
노루귀 아씨를 만나러 이른새벽 카메라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안양 병목안 수리산 계곡으로 차를 달렸다,
언제나 그렇듯 사진촬영을 하러 떠나는 기분은 날듯이 상쾌하다,
쑤시고 결리던 곳도 아프지 않으며 없던 기운도 솟아나고 가슴이
소풍전날 어린아이 기분처럼 설레인다, 며칠전 이곳을 찾아 왔을때
보다 노루귀는 더 많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노루귀는 그 생명력이 강인하고 대단해서 그 혹독했던 추운 겨울을
저홀로 죽은듯이 보내고 이른봄 서둘러 잎을 채 튀우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 꽃봉오리를 살포시 연다,
소월은 "산유화" 에서 꽃은 여기도 아니고, 저 멀리도 아닌
"저 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라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손에 닿을듯 말듯한 바로 몇 발자욱 저 만치쯤에,,~
2018, 3, 20, 촬영,
노발리스의 <푸른꽃>, 그리고 "마틸데"
독문학을 이야기할때 빼놓을수 없는 작품이 하나있다,
노발리스((Novalis 1772-1801)의
<푸른꽃>(Die Blaue Blume, 1802) ~~,
스무살 청년 하인리히는 꿈속에서 푸른꽃을 본다.
그가 푸른꽃에 다가서자 꽃은 상냥한 소녀의 얼굴로 변신한다.
그 소녀를 동경한 청년은 먼 방랑의 여행길에 오른다..
마침내 아우구스부르크에서 할아버지의 친구이자 시인인
크링스오르를 만나고 그의 딸 마틸데 에게서 꿈에서 본
푸른꽃의 이미지를 찾는다,.
청년은 다시 꿈을 꾸는데 나룻배에 앉아 노를 젖는 마틸데에게
거대한 풍랑이 덮치는 꿈을 꾸게된다,
꿈은 현실이 되어 마틸데는 죽고 마틸데에 대한 그의사랑과
그녀의 죽음은 그를 시인으로 만든다, 라는 줄거리 이다.
마틸데.. 는 <리하르트 바그너>가 한때 사랑했던 여인 이름이기도하다.
귀엽고 앙증맞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노루귀를 보면서 환상에 가득찬
<노발리스>의 <푸른꽃>과 주인공 청년이 사랑한 여인 <마틸데>와
위대한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연인 <마틸데>를 마음속으로 떠 올려본다,
마틸데와 사랑에빠진 바그너는 그때까지 작업하던 대규모악극 <니벨룽겐의반지>를
중단 할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새롭게 쓰기 시작한것은 이룰수없는 불륜적사랑,
그러나 최고의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작곡했다,
노루귀 촬영을 마치고 동행한 친구 구암 이수만 사진작가(좌)와 차한잔 하며,
안양 병목안 수리산 입구 <테바커피> / 010-9443-5578 /경기 안양시 만안구 병목안로 109번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