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연꽃
연꽃은 볼수록 사람을 끌어 당기는
알수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듯합니다.
연꽃촬영을 마치고도 늘 자리를 뜨지못하고
한참을 머뭇거림도 그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봉원사연꽃과 스님을 함께 담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연꽃과 봉원사 요사 완자문에 촛점을 맞추고
스님 나오기를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칠월의 마지막날 태양은 뜨겁게 달궈저
등줄기에 비수처럼 내리꼿혔고
땀으로 온몸은 젖어있었습니다.
<알베르 카뮤>(Albert Camus, 1913-1960)의
<이방인>(The Stranger,1946)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살인을 합니다.
법정에서 왜살인을 했느냐는 물음에 그는태연하게
"그것은 태양때문이였다" 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전날밤
독방의 감방에서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보고 중얼댑니다.
"별들이 드리운밤을 눈앞에보며,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스러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논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뫼르소의 답을 통해
카뮤는 인간삶의 허무와 부조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봉원사에서 연꽃을 촬영하면서
작열하는 태양빛을 받으며 카뮤의 이방인을 생각했습니다.
2012, 7, 31, 서대문 봉원사에서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