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밥
일반적으로 꽃봉오리가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나면
벌이나, 나비, 또는 바람결에 의하여
자연 수정이 이루어지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연꽃은 좀다릅니다.
연꽃은 꽃이 핌과 함께 그속에 한덩이의 자궁이 생겨납니다.
바로 연밥이라 불리우는 것이 그것입니다.
다른꽃들과 마찬가지로
연꽃도 연밥이라는 열매를 맺기위한 생의 한과정인 셈이지요..
계절의 순환에 따라 연꽃잎이 떨어지고
했빛이 들면 씨방석은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불여나가고,
이윽고 씨알은 영글어 갑니다.
꽃턱은 편평하며 지름 10 cm 내외의 원형 모양이며
숭숭 구멍뚤린 연밥 속엔 씨알들이 총총히 박혀있습니다.
연대가 사그러들어 고개를 숙이게 되면
알알히 영근 연밥이 땅에 떨어저 다음생을 준비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아하고 화려한 연꽃이 있어 여름내내 충만한 기쁨을 주었던
연꽃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서대문 봉원사를 이른새벽 찾아갔을때
노스님의 구성진 독경소리는 죽비되어 내마음의 등줄기를 내리치고,
연꽃들은 대부분 다지고 연밥들만 고개를 떨구고, 아직 채피지못한 연꽃들도
시름시름 창백한 얼굴로 미소를 잃고있어 마음이 시려왔습니다.
2011, 8, 25, 서대문 봉원사에서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