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의 황혼
"화무십일홍" 이라 했으니
붉게 핀꽃이 열흘을 못가 꽃이 짐은, 당연한 이치 일것입니다.
꽃이 피어있을때보다, 질때가 더 아름다운 꽃이 있습니다.....
바로 ~연꽃~이 그런 꽃입니다...
봄을 찬란하게 장식하는 벚꽃과 목련은
피어있을때는, 화려하고 고고하지만
질때는, 왜그리 추하게 지는지, 차라리 돌아서 외면하고 싶은 꽃이지요.
연꽃은~ 분홍빛으로 우아하게 양반집 규수처럼 탐스럽게 피어
속살을 분홍치마 저고리로 보듬어, 온몸을 감싸고 수줍게 피어 있다가
질때는 한올한올 꽆잎을 살며시 떨구고
감추었던 예쁜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하지요..
그렇게 되면 연꽃은 일생을 다하고, 황혼이 찾아온셈 이지요..
무이파 사나운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봉원사를 찾아갔을때
연꽃들은, 꽃잎을떨구기 시작했고, 샛노란 속살을 드러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도 꽃망울진 연대도있고, 활짝피어있는 연도 있지만
연꽃들은 이승을 미련없이 버리고 백팔번뇌의 멀고 긴 다음생을 위한
긴 여행을 위하여 만다라의 꿈을꾸며 황혼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 2011, 8, 9. 서대문 봉원사에서 촬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