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보라빛 향기
- 상록수 -
그 해 여름
'살바토레 아다모' 의
'지난여름의 왈츠'를 흥얼거리며,
해가 뉘엿뉘엿 지는
보라카이 피빛 해변에서
떠나는 여름을 지켜 보았다,
올 여름은
절반을 비 속에서 허우적 거리다
해변 근처도 가 보지 못하고
여름의 뒷덜미를 웅켜 잡았다,
그러던 햇빛 밝은 어느날
솔향 그윽한 노송공원
보라빛 맥문동 향기에 취해
눈빛을 주고 받으며
여름과 어깨동무를 했다
그 뜨거웠던 여름의 기억들이
하나 둘 허물벗은
곤충의 빈 껍질이 되고
8월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
보라빛 향기
- 상록수 -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8월에
찬란하게 꽃 피우는 보라빛 향기.
그 알수없는 유혹에 포위 당하여
낙낙장송 우거진 맥문동 솔밭을 찾아갔다,
처서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글거리는 태양은 열기를 내 뿜었고
파란 잉크빛 하늘 캔버스엔 뭉개구름이
솜틀을 방금 빠저나온 목화솜처럼
하얗게 피어 올랐다,
동심은 한마리 종이학이 되어
하늘높히 방패연처럼 날아 올랐고,
마음속 연실을 풀때마다
맥문동 보라빛 향기가
온 뭄에 벙글어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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