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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석 시집 '통영'

 

              김인석시인 시집 '통영'

 

몇년동안 통 소식도없고 통화도 하지 않던 김인석시인이

낮설은 전화번호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평소 전화를 받지않던 내가

그날은 나도 모르게 덜컥 전화를 받았다,

저쪽에서 말했다, 광주 김인석 입니다,

 

전남 광주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초원 조약도 김인석시인이었다,

그와 나와의 인연은 블로그에서 시작 되었다, 나는 등단 시인은 아니지만 

시답지않은 졸필로 쓴 시와 잡문을 가끔 내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올리곤

했었다,

 

블로그에 쓴 내 잡문을 보고 그가 댓글을 달면서 김인석시인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 되었고 그의 시에 내가 시평을 쓰면서 그 와의 대화는

밤 새는줄 모르고 몇년동안 이어젔다 끊겼다를 반복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다시 끊겼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새 시집 '통영'이 출간되어 새 시집을 내게 보내주겠다 하며

내 집 주소를 물어 알려 주었더니 며칠후 누렁색 봉투로 포장된 파란 표지의

새 시집 '통영'이 도착 되었다, 새시집은 그가 평소 동경하고 좋아하며 살고 싶은곳

통영을 그리워하며 쓴 시집으로 '통영' 이란 제목의 시가 새 시집의 대표시라 할수 있다,

 

           통 영

 

항구가 목이 쉰 채로

헐린 문짝 같은 내 청춘에게 따지듯이 오늘밤의 외상값을 묻고

국수처럼 부풀은 고독의 명함 뒤쪽에서 일생을 읽고 있다,

 

고요만 커진 이 바닷가

 

수평선이 잘려 나가고

다 깨진 안개가 해안선을 토해내고

 

저녁의 알몸과 파도의 온몸이 둘둘 말려

그래서 하루가 충만한 

통영의 밤

 

물결 그림자 옆의 연인네 수런대는 소리가

내 문턱 안으로 파고 들어온다

전에 등짝을 눕혔던 모습과

열쇠를 채워 저물도록 보관해 두었던 몇 개의 장면까지

 

울음이 들어서

내가 보듬고 있는 통영

 

오늘은 이녁의 꽃내 나는 이야기도 뛰어 들었다,

 

김인석시인의 '통영'이란 시를 읽고나니 어느새 등대에 불 밝힌 통영의 밤바다와 

수산시장 퍼득이는 비릿한 생선의 비린내까지 모두 내안으로 파고들어 어느새

나는 통영에 주민등록이 된사람처럼 가슴이 아리고 그의 시 맛에 취기가 돈다,

김인석 시인의 가슴팍엔 언제나 고독의 등불이 켜 있고 어린시절 조약도 작은 섬의

비릿한 갯내음과 이마의 주름이 깊게 패인 엄니의 서늘한 목소리가 묻어있다,

 

김인석 시인은 현재 광주에서 시 강의를 하며 얄팍한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가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통영사람이 된지 오랜듯하다, 그의 시에는 언제나 짠맛이 나고

와사비를 많이 넣은 간장에 초밥을 찍어 먹었을때 처럼 입안이 얼얼하고 아린 느낌이

진하다, 그리고 시를 읽고나면 마음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허망함이 느껴진다,

 

내가 연락처가 변경되었느냐 묻자 김 시인은 핸드폰이 별 필요가 없어 없애 내가

그에게 연락할 방법은 시집을 낸 출판사 광주의 현대문예로 연락을 하면 연락이

닿을것이라 말했다,

 

김인석 시인은 전남 완도의 조약도라는 아주 작은섬에서 태어났다,

1990년 첫시집 <목타는 그리움>을 출간 하면서 문단에 데뷰하였고,

지난 2016년에는 <봄의무게>, <어니지 꽃>,  <고독의 밑바닥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등

세권의 시집을 한꺼번에 출간하여 나에게 보내 왔었다,

<고독의 밑바닥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는 그가 쓴 시와, 내가 쓴 시평과 잡문등,

블로그상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싣고있는 독특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직 시와 문학만을 생각하며 살고있는 김인석 시인이 때때로 부럽게 느껴진다,

나는 무엇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살아온 얼치기이니 부끄럽다,

김인석 시인이 벙글벙글 웃으며 전화가 걸려올 날을 기다린다,

그러면 나는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통영에 대한 내 시평을 장황하게 늘어놓을것이다,

 

하이데거는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일이 시 쓰는 일이고 가장 죄없는 사람이 시인이라 했다,

김종삼 시인은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라는 시에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 하였다,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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