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의 "광장" 과
이계룡 국어선생님
나는 중학생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장차 어른이 되면 문학을 하고 싶은 꿈을 갖이고
있었으나 농부의 아들인 나는 어찌하다보니 문학과는 거리가 먼 공학도가 되었다, 지금도
내가 문학을 전공하여 국어선생님이나 소설가가 되지 못한것을 아쉬워하며 인생농사 흉작,
실패작이라 생각하고 있다,
충청도의 작은 면소재지 시골에서 중학교를 다닌 나는 대전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하게 되었다,
문학서적 소설이나 수필 읽기를 즐겨했던 나는 닥치는 대로 밤새워 단숨에 읽었고 당연히
국어과목에 관심이 많았고 국어선생님을 어느 과목 선생님보다 존경했고 좋아했다,
고 1, 국어선생님은 이계룡선생님으로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기종강 국어시간에
소설 이야기 하나를 해주시겠다고 하더니 천천히 이야기 보따를 풀어 놓으셨는데 그 이야기가
박계주의 애정소설 <순애보>였다, 나는 그때 들었던 <순애보>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게 마음에 와
닿았던지 그 순간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2학기 겨울방학을 얖두고 두번째 이야기를 해주셨다,
두번째 이야기는 다름아닌 최인훈의 소설 <광장> 이었다,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
가시면서 소설 "광장" 은 서점에서 책을 구할수 없다는 말씀을 덧붙혀 해주셨다, 당시에는
그 말씀을 대수롭지 않게 들었으나 내용이 예사롭지 않을것이라 생각은 했다,
당시 상황은 5,16 군사구테타 직후로 군사정권이 정권을 잡은 후여서 언론이나 출판의 검열이
까다롭던 시기였다, 지금에 돌아켜보면 아마 "광장"도 이데올로기적 내용으로 출판이 통제 되었을
것 이라는 생각이든다,
그 일은 정확히 1963년 내가 고1때 겨울방학을 앞둔 12월 하순경 크리스마스 무렵의 일이다,
"광장"은 당시 서울법대 자퇴생 25살 청년 최인훈이 원고지 600장 분량으로 쓴 남북한 분단의
실정을 제3의 시선으로 바라본 최인훈 나름대로의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의 창이었던 셈이다,
소설 광장을 쓴 최인훈 소설가가 엊그제 2018년 7월 23일 (1936년 4월 13일생, 향년 82세)
세상을 떠났다고 언론에 보도 되었다, 같은날 노회찬 국회의원이 2018년 7월 23일 (향년 61세)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고 언론이 보도했고 그로부터 이틀뒤인 2018, 7, 25,에 정미홍 전KBS앵커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사회 유명인사들이 세상이란
무대저편으로 사라저간 것이다,
나의 머리속에는 소설가 최인훈, 정미홍 앵커, 노회찬의원,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 보다는 고1
국어시간에 소설 <순애보>와 <광장>을 이야기 해주셨던 이계룡선생님이 먼저 떠 오르는것이었다,
교단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시면서 웃음기 없이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던 이계룡
선생님의 모습,, 연세로 볼때 아마 지금쯤 선생님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니까 이계룡 선생님은 <광장> 소설이 발표된 1960년 으로부터 3년이 지난후인 1963년 우리에게
소설 <광장 >이야기를 해준 셈이었다, 선생님은 소설 <광장>을 통해 학생인 우리들에게 무었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일까 궁금해진다,
소설 "광장" 은 남한청년 이명준이 분단직후 월북 했다가 6,25때 북한군 신분으로 남한으로 내려와
포로가 되는데 종전후 남북한 모두를 혐오한 나머지 제3국 인도를 선택해 배를 타고 가던중 바다에
투신한다는 비극적 이야기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최인훈 이라는 소설가의 이름은 나에겐 곧 이계룡 이라는 선생님의 이름과 똑같은 동의어로 항상
머리속에 남아 있게될것이다, 이계룡 선생님은 고1, 일년을 가르처 주시고 우리학교를 떠나셨다,
고교 졸업후 나는 한번도 이계룡선생님의 근황을 듣지 못했으며 선생님을 찾아보려 노력하지 않은
나의 게으름과 무성의를 지금에야 뒤늦게 때늦은 후회를 한다, 그리고 선생님을 무척 좋아했던
학생 이었다고 이제야 고백한다,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문인들이 최인훈 소설가 타계를 아쉬워하는 애도의 글을 신문에 올린것을
읽었다, 문학 애호가의 한사람으로 나도 최인훈 소설가의 타계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생전의 소설가가 한 어록 몇가지가 생각난다, "문학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모범답안이 없다," "예술이란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돌격 5분전에 휴식을 취하며 부르는 노래"
"인간은 경험한 것만으로 살수없기 때문에 관념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간이 자신의 문제에 철저하면
철저할수록 관념적으로 생각하게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들이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문학을 말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문학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말에 공감이가고 수긍이 된다,
문학이란 예쁘게 잘 차려입은 옷위에 뿌리는 향수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을 향기롭게 하며
코끝을 지극하여 사람의 감성을 좋게 만들어주는 향료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라서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매직을 갖인 사람들이다, 존경하는 이계룡
국어선생님의 모습을 떠 올리고 선생님을 추억하며, 최인훈 소설가의 죽음을 애도한다,
2018, 7, 26,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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