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날
2018년 무술년(戊戌年) 설날 아침,
제블을 찾아주시는 불친님 새해 설날 복많이 받으세요,
2018년 새해 설날을 맞이하여 불친님 가정에 평화와
좋은 행운이 깃드시길 기원 합니다,
상록수 올림,
설날을 말 하려면 한복을 빼놓고 말할수 없을것 같다,
요즈음 설날 경복궁이나 남산골 한옥마을에 가면 한복을 곱게차려입은 여고생들을
쉽게 볼수 있는데 참으로 보기좋은 모습이다, 또한 한복 대여소가 있어 누구나 한복을
손쉽게 빌려 입을수 있지만 내가 어렸을때에는 설빔이라 해서 어머니께서 설날이
다가오면 미리 설빔으로 색동옷이나 한복을 손수 지어놓으셨다가 설날 아침 한복을
내어 놓으셨다,
한복의 아름다움과 멋은 한복만이 갖이고 있는 고유의 곡선미에서 찾아야 할것 같다,
저고리 옷소매 배래기 곡선은 이세상 그 어떤 옷에서도 찾아볼수없는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갖이고 있다, 물고기의 아랫배 곡선 부분을 "배래기"라 부르는데 어복(魚腹)곡선을 한복에
도입한것이다,
어디 그뿐만 이던가, 한복의 어깨를 흘러내린 곡선, 저고리깃 곡선에 옷고름의 곡선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의 분위기를 한결 우아하고 부드럽게 연출해 준다, 그리고 저고리와 치마의
길이 비율에서 풍겨주는 비율의 미학을 말하지 않을수 없다, 이세상 옷중 가장 상반신을 짧게하고
하반신을 길게 만든옷이 한복이라 생각한다,
서양옷의 대부분은 대체로 배꼽부분에서 상반신과 하반신을 구분 짖는데 한복은 겨드랑이나
가슴윗부분에서 상반신, 하반신을 구분짓고 있다는 점이다, 치마말로 가슴을 옥죄고 그 치마말을
보일듯 보이지 않을듯 노출시키는 저고리 기장도 한국적 멋이며 그 곡선의 옷깃 아래로 직선의
치마주름이 내려뻗어 한결 길고 미끈하고 훤칠한 느낌을 주고있다, 그 길쭉한 치마자락을 감침으로
둔부에 접어들어 곡선화하는 모양새는 한복최고의 멋이라 표현해도 조금도 넘치지 않는 말일것이다,
여기에 잘잘 윤기나는 동백기름을 발라 쪽을 져 뒤통수에 올려붙은 머리 모양새며, 하얀 버선코의
뾰족히 솟아오른 곡선미는 어떻한가,, 그 옛날 평양기생들은 버선 만드는 본을 무려 38가지를 갖이고
각기 다른멋을 냇다는 기록도 있으니 그 변화무쌍한 버선의 미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어찌보면 한류란 국적불명의 이상 야릇한 문화적 혼란이 아니라 가장 한국적인것이 한류라 할수
있을것이다, 서양것도 아니고 순수 국산도 아닌 문화를 빙자한 몸부림, 그것을 한류라 말할순 없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진정한 한류이며 그러한 한류라야 수명이 긴 글로벌 한류 예술이될수있다 생각한다,
2018, 2, 11,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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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설 날
- 김종해 -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 까치가 되어 날아 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 오르고
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속에 날리는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
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
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
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
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
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 놓은
새해 아침 하늘 위에
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 오르고
어머니는 햇살로
내 연실을 끌어 올려 주셨다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 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
첫 눈뜸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
서로의 속사랑에
기름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
설 날
- 오탁번 -
설날 차례 지내고
음복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내 볼 물들이며 떠오른다,
설날 아침
막내 손 시릴까봐
아득한 저승의 숨결로
벙어리 장갑을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우동 한그릇>
한해가 저무는 섣달 그믐이 오면 일본작가 <쿠리 료헤이>((栗良平)의
단편 <우동 한그릇>이 떠오르곤 한다,
1987년 발표된 이 단편소설은 발표 다음해 FM도쿄의 송년프로그램에서
낭독되면서 전일본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고, 일본국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이 이야기를 읽어 국회를 눈물바다로 만든 유명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이렇다, 섣달 그믐날 "북해정" 이라는 작은 우동전문점이 문을 닫으려 할때
아주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 우동 1인분을 시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모자는 교통사고로 숨진 가장이 남긴 빚을 갚으며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일년을
돌아보며 일본의 오랜 전통대로 섣달그믐날 우동 한그릇을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보낸다,
세모자를 보며 우동집 주인은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우동 반 덩어리를 더 넣어준다,
그리고 매년 섣달 그믐날이 오면 북해정 주인은 그들 세모자가 앉았던 자리에 예약석 이란
표말을 세워 비워두고 그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들은 한동안 오지 않았다,
십수년 세월이 흐른 어느해 섣달 그믐날밤 10시30분경 세모자가 불현듯 북해정 문을 열고 들어왔다,
우동집 주인이 반가와 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여전히 2번 테이블은 예약석으로 비워 있었다,
그들이 말했다, 올해 저희 세식구는 저희 일생에 가장 사치스러운 일을 하기로 했죠,
북해정에서 우동 3인분을 시키는일 말입니다,
천신만고의 노력끝에 세모자는 빚을 다 갚고 섣달 그믐날 당당히 북해정을 찾아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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