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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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록수 -
무더위로 비몽사몽 밤잠을 설치고
여명이 맨발로 어슴프레 달려오는 새벽
오래된 절집마당 연밭으로 달려갔다,
해묶은 기왓장을 넘고넘어 풍경을 깨우며
이따금 불어오는 새벽 바람에
연잎들이 수런수런 제 몸을 추스리며
수줍은듯 반가운 아침 인사를 건넸다,
미당은 "국화옆에서" 라는 시에서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라고 했지만,~
지난 간밤은 연 꽃봉오리를 저리 터뜨리려
잠은 개꿈속을 헤메고 그리도 무더웠단 말인가 ?
찜통더위도 제풀에 지처
잠시 새벽잠에 골아 떨어진 시간,
어둠을 사르고
여명의 빛이 밀물처럼 쏟아저 오는새벽
연꽃 옆에서 한참을 놀다 왔다,
2018, 7, 25,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