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보내면서
엊그제 봄이왔다 하면서 수리산으로 구봉도로 노루귀 촬영하러
다녔던것 같은데 그 쇠털같이 많은날들 다 지나가고 벌써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날 정수리에 우두커니 서있다,
지난일년 사진촬영하러 산으로 들로 바다로 부지런히 다녔다,
그리고 내가 좋와하는 음악을 들으려 늘 음악과 함께 지냈다,
돌이켜보면 즐겁고 행복했던 한해 였지만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한해가 저무는 섣달 그믐이 오면 일본작가 <쿠리 료헤이>((栗良平)의
단편 <우동 한그릇>이 떠오르곤 한다,
1987년 발표된 이 단편소설은 발표 다음해 FM도쿄의 송년프로그램에서
낭독되면서 전일본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고, 일본국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이 이야기를 읽어 국회를 눈물바다로 만든 유명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이렇다, 섣달 그믐날 "북해정" 이라는 작은 우동전문점이 문을 닫으려 할때
아주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 우동 1인분을 시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모자는 교통사고로 숨진 가장이 남긴 빚을 갚으며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일년을
돌아보며 일본의 오랜 전통대로 섣달그믐날 우동 한그릇을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보낸다,
세모자를 보며 우동집 주인은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우동 반 덩어리를 더 넣어준다,
그리고 매년 섣달 그믐날이 오면 북해정 주인은 그들 세모자가 앉았던 자리에 예약석 이란
표말을 세워 비워두고 그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들은 한동안 오지 않았다,
십수년 세월이 흐른 어느해 섣달 그믐날밤 10시30분경 세모자가 불현듯 북해정 문을 열고 들어왔다,
우동집 주인이 반가와 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여전히 2번 테이블은 예약석으로 비워 있었다,
그들이 말했다, 올해 저희 세식구는 저희 일생에 가장 사치스러운 일을 하기로 했죠,
북해정에서 우동 3인분을 시키는일 말입니다,
천신만고의 노력끝에 세모자는 빚을 다 갚고 섣달 그믐날 당당히 북해정을 찾아왔던 것이다,
위 사진은 지난 2015, 4, 21, 서해안 학암포 소분점도로 지는 해넘이,,
2015 ,12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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