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택의만추
감
- 상록수 -
지난 여름, 언제 저 감이 익어
먹을수 있을까 빈정 거렸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바람 부는날, 구름 가는날,
비내리는 날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알밤만큼 작던 푸른 감알은 탱글 영글어
누렇게 익어갔다
바람이 우우 훌쩍이던 어느날 저녁
아이 손바닥 만한 감잎이 우수수
작은 비명을 지르며
내 발치로 날아 왔다,
무심코 하늘을 보니
파란하늘 옷벗은 감 가지에
점, 점, 점, 누런 감알이 웃고 있었다,,
나는 시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설가도 아니다, 그냥 몇자 끄적여 보았다,
11월, 저물어가는 만추, 고풍스런 한옥 종택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홍시를 보면서
노계 <박인노>가 한음 <이덕형>을 찾아 갔을때 홍시감을 대접받고 감을 유난히 좋와하셨던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해 머뭇거리며 차마 먹지 못하고 지었다는 시 한편이 떠올랐다,
" 반중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는구나
유자가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으니 그를 슬퍼 하노라 "
2015, 11, 21,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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