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대
갈 대
- 신 경 림 -
언제 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였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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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온몸에 묻히고
이른새벽 차를 몰고 난지한강 공원으로 갔다.
차 안에는 길잃은 어린양의 울부짖음 같은
브람스의 클라리넷 5중주 B단조 Op115 가 흘렀다.
칼 라이스터 클라리넷, 아마데우스 콰르텟 의 도이치 그라모폰 음반,,
어느새 동녁 하늘에 붉은 기가 홍역 열꽃 처럼 돋기 시작하고 있었다.
서둘러 차를 세우고 한강변 억새밭으로 가 억새밑에 쪼그리고 해돋이를 기다렸다.
이따금씩 자전거를 탄사람이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갔다.
분명히, 또렷히 억새 우는 소리가 저 만치쯤 에서 들렸다,
서어~ 걱, 서어~ 걱,,
이 찬 새벽 누가 저 억새밭에 숨어 들어 울고 있을까,
나는 숨죽여 그 울음을 들었다,
그리고 신경림 시인의 "갈대' 를 중얼중얼 거렸다.
가을은 어느새 내 명치끝 쯤 차올라 있었다.
2014, 10, 18, 촬영,
난지한강공원 억새 오솔길
이른 새벽 해 돋을녁 붉은기가 억새를 붉게 물들이고,,
태공은 일찌감치 터를 잡고 하루를 시작,,
억새는 산발한 여인 머리칼이 되어 새벽 바람에 제흥에 겨워 흩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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