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레저에서
유일레저타운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에있는 종합휴양시설 입니다.
커다란 인공호수를 만들고 그안에 섬을 만들어 작고 아담한 카페를 지었지요.
잔잔한 연못에 비춘 카페의 불빛 반영이 아름다워 몇컷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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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 형 도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있거라, 더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시인의 마지막 시입니다. 1989년 봄호 문예지에 이시를 쓰고 그는 스물아홉 나이에 종로의 한 심야극장의 후미진 객석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시는 근본적으로 사랑의 상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가 소설가 성석재와 듀엣으로 팝송 "퍼헵스러브"를 불렀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기형도... 벌써 그가 타계한지도 22년이 되었습니다. 한해를 보내는 년말의 벼랑끝에서 그가 맞이했을 인생의 허무와 쓸쓸함을 생각해봅니다.
그의 죽음은 22년이나 지났는데도 빈집에 감금된 그의 마음이 자꾸 이시를 다시꺼내보게 합니다. 프랑스시인 랭보는 "나는 타자다" 라했던 말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