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야
- 김 광 균 -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옜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히 뜰에 내리면
먼-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 이기에
싸늘한 추회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디찬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픈 그위에 고이 서리다.
김광균.. 1913년 개성 출생..동인지 "자오선" "시인부락" 등의 주요 멤버로서 작품을 발표, 시풍은 다분히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이상" 의
다다이즘의 영향이나 김기림의 초현실주의 적인 급진적이고 파괴적인 요소보다 온건하고 차분한 회화적인 이미지에 치중해있습니다. 그의 시작발표 기간은
10 여년에 불과 하지만 이미지즘을 이땅에 토착화시킨 최초의 시인으로 모더니즘의 한기수의 한사람으로서 손꼽히고 있습니다.
-------------------------------------------------------------------------------------------------------------------------------------------------------
위 사진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산자락 어귀에있는 외딴집과 그앞을 흐르는 개울가 나목에핀 설화 풍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