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서정
가을은 붓을 들어 가을 들녁을 누런 황금빛으로 색칠을 해놓았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들녁을 바라보며 천안 광덕사를 찾아 가던중 누런 황금빛 들녁에
낙낙장송이 도열하듯 줄지어서있고 정자가있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차를 멈추고 정자에 올라 "조지훈"의 "완화삼"을 생각했습니다.
조지훈과 박목월은 일제 강점기 말쯤 경주에서 처음만나
옥산서원에서 여러날을 함께하며 마음을 텃고 훗날 성북동 조지훈의 집에서
박두진이 합류하여 세사람 공동시집 "청록"을 "을유문화사"에서 냇는데
조지훈이 경주에서 박목월과 함께했던 정을 "완화삼" 으로써
박목월에게 전했던 것입니다.
완 화 삼
- 조 지 훈 -
차운산 바위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소매 꽃잎에 젖어
술익은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밤 자면 저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많음도 병인양하여
달빛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완화삼은 글자그대로 풀면 꽃구경하는 적삼, 즉 꽃구경하는 나그네 라는 뜻이지요.
이시를 받은 박목월은 "나그네" 로 화답했습니다. / 강나루 건너서 / 밀밭길을 / 구름에 달가듯이 /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 남도 삼백리 / 술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가듯이 / 가는 나그네 /
이렇게 "완화삼" 과 "나그네 "는우정을 주고받는 시로 지어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