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두루미 -6
겨울이 되면서 철원평에는 겨울철새인 두루미가 날아와
마음을 셀레이게 하고 있다, 사진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의
자연현상을 좀더 아름다운 시각으로 바라 보려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영국시인 '하우스 먼' 은 시인이 시를 쓰는작업을 일러
"상처받은 진주조개가 지독한 고통속에서 분비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일" 이라 했고, 문학평론가 김재홍은 시인을
이 시대의 곡비(哭婢)라고 했다, 초상집을 이집 저집 다니면서
상주대신 곡을 대신 해주는 일종의 노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진쟁이는 어떤 사람들일까 ?
사진쟁이는 자연현상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최고의 순간이
되기를 기다려 핀셋으로 콕 집어내듯 찰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내려 노력하는 사람들 이라생각한다,
시인중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시를 쓰는 일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명희의 시 '등단'이후' 라는 시를 소개한다,
시인 되면 어떻게 되는 거유
돈푼깨나 들어오우
그래 살맛 난다,
원고 청탁 쏟아져 어디 줄가 고민이고,
평론가들 술 사겠다고 줄 선다,
그뿐이냐,
베스트셀러 되어 봐라,
연예인, 우습다,
하지만
오늘 나는
돌아갈 차비가 없다,
나이 쉰이 되도록 노총각신세 였던 "함민복 시인은 동갑나기 신부를 맞아 결혼을
하였지만 가난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살던 총각시절 "함민복" 시인은
'긍정적인 밤' 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썻다,
시 한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듯한 밤이 되네
시집 한권에 삼천원 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듯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 한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고금 한 뒷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추리소설 <어셔가의 몰락>등 수많은 문학작품을 쓴 <에드거 앨런 포>는
27살에 14살이나 어린 사촌 버지니아와 결혼 했다,
그녀는 가난에 시달리다 24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상심한 포 는 '에너벨리' 라는 시를 썻다
아주 멀고 먼 옛적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알지도 모를 애너벨리 라는 소녀가 살았다네
날 사랑하고 내 사랑 받는 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 없이 사는 아가씨...
이청준 집안도 몹시 가난했다, 어머니는 가난에 시달리다 집을 팔았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른채 고향에 내려온 고교생 아들 이청준에게 숨기고
주인의 허락을 얻어 자기집 인양 행세하며 아들에게 밥을 해 먹이고
하룻밤 잠까지 재워 보냈다, 어머니는 다음날 꼭두새벽 눈덮힌 산길을 걸어
아들을 읍내까지 배웅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마을 어귀에 선 어머니는
갈곳이 막막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먼 훗날 이청준은 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의 단편 '눈길' 은 가난했던 시절 바로 시인 자신의 이야기이다,
2022, 11, 17,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