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의 만추
영화 <파리는 안개에젖어>는 1971년 제작된 영화로
페이더너웨이, 프랭크 란젤라, 바바라 파킨스가 열연했던
영화로 2년전에 파리로 옮겨온 수학자 필립 알라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다,
인천대공원의 안개에 감싸인 가로수길을 보지않고 가을을
홀연히 떠나 보낸다면 인천대공원에 대한 예의가 아닐것 같아
평소 가깝게 지내는 사우들과 연출 모델을 동반하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새벽 인천대공원에 도착했다,
인천대공원 가로수길의 나무들은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잎새를 절반쯤은 떨구고 떠나려는 가을을 슬퍼하고 있었다,
최백호는 그의 노래 '내마음 갈곳을 잃어' 에서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 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라고 노래 했는데,,~~
2020, 10, 29, 촬영,
<전혜린>은 <가을이면 앓는병>에서 다음과같이 썼다.
~가을은 토카이의 시 속에서 처럼 저녁 노을에 박쥐가 퍼덕거리는
숲을 지나서 오솔길을 한없이 걸어 가다가 길목에 있는 선술집에 들어가
<어린 포도주와 파란호두>를 먹고 죽음속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가 버리기에
꼭 적합한 계절인것만 같다.
매일 커어튼을 검게 방둘레에 치고, 어스름한 박명속에 누워 있었다.
아무소리도 말소리도 내지못하게 집안 식구에게 이르고 커어튼을 통해
들어오는 광선이 조금이라도 짙은 날에는 두꺼운 검은색 안경을 끼고 있었다.
열흘쯤 이렇게 앓고나니 다시 일어나서 사물을 예전과 같은 각도에서 볼힘이
어디선지 다시 솟아났고 가을은 깊어저 있었다.~
.... .... ....
지독한 가을앓이다.
그러나 사치하지 않은 가을앓이 한번쯤 앓아줘도 괜찮을성 싶다.
가을빛은 온통 클라리넷 음색이다.
회양목 클라리넷은 가을이면 비감어린 목소리로 사슴처럼 슬프게 운다.
<브람스>만큼이나 쓸쓸하게 클라리넷은 가을만되면 피를 토하며 운다.
후박나무잎 떨어지는 아파트 정원을 창너머로 바라보며
나는 어느새 <브람스>의 <클라리넷 5중주>를 텐테이블에 걸고있다.
가을은 어느새 깊숙히 내 명치끝까지 차올라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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