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종점과 전차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첫 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 둘 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에 불빛만 쓸쓸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하면 무엇하나,
궂은 비 나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이 노래는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은방울자매 노래 <마포종점>이라는 노래이다,
나이가 좀 지긋한 사람들은 이 노래를 아직 잘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에 올린 사진은 태릉 화랑대 폐역에 전시되어 있는 전차모습이다,
화랑대역에 허물벗은 곤충의 빈 껍데기처럼 전시된 움직이지 않는
전차를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지금은 사라진 옛 전차를 떠 올리며
"은방울 자매" 의 노래 <마포종점>을 추억한다,
"마포종점" 노래는 마포구 도화동에 살았던 작가 정두수가 발,착을 알리는
구슬픈 종소리와 함께 서민의 애환과 정취를 실어 나르던 전차가 사라진다는
아쉬움과 전차와 더불어 어느 두 연인의 슬픈 사랑 이야기에 얽힌 아련한 옛
기억을 회상 하면서 만든 노랫말에 작곡가 박춘석이 가락을 붙여 1967년 봄,
가수 은방울 자매 (박애경,김향미)가 노래를 불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노래는 마포종점에서 바라본 한강을 낀 마포의 야경이 잘 나타나 있어 마포
주변의 옛 모습을 회상 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마포가 여러 사람들에게
더욱더 사랑을 받게된 계기가 되었다. 서울의 전차는 1907년부터 1968년 까지
운행 하였고 "마포종점" 노래가 발표된 1967년 다음해 세월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노래말 속에는 여의도 비행장도 등장 하는데 내가 고교시절 감동으로 읽었던
유진오의 단편소설 <창랑정기> 마지막 부분에 여의도 비행장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문득 강 건너 모래밭에서 요란한 프로펠러 소리가 들린다, 건너다 보니 까맣게 먼
저편에 단엽 쌍발동기 최신식 여객기가 지금 하늘로 날아 오르려고 여의도 비행장을
활주중이다, 보고 있는 동안에 여객기는 땅을 떠나 오십미터, 백미터 이백미터 오백미터
처참한 폭음을 내며 떠 올라갔다, 강을 넘고 산을 넘고 국경을 넘어 단숨에 대륙의
하늘을 무찌려는 전금속제 최신식 여객기다,"
소설속에서 "창랑정" 과 "창랑정이 있던 위치" 도 소상히 밝히고 있다,
"창랑정 이란 대원군 집정시대에 선전관으로 이조판서 벼슬까지 지냈던 나의
삼종 증조부 되는 서강대신 김종호가 세상이 뜻과 같지 않아 쇄국의 꿈이 부서지고
대원군도 세도를 잃게되자 자기도 벼슬을 내놓고 서강, 지금의 당인정 부근,
강가에 있는 옛날 아떤 대관의 별장을 사 가지고 스스로 창랑정 이라 이름 붙인후
울울한 만년을 보냈던 정자 이름이다,"
나는 학창시절 유진오의 <창랑정기>를 읽고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그 감동을 되살려
서울생활이 시작된 1970년대 중반 창랑정의 흔적을 찾으려 절두산순교성지를 비롯한
여의도가 바라 보이는 한강변 북단을 샅샅히 답사 한적이 있었다, 그러나 창랑정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수는 없었다, 다만 "망원정" 이란 이름의 정자만 보고 왔다, "망원정" 자리가
"창랑정" 자리는 아니겠지만 마음속으로 여기 어디쯤 부근에 "창랑정"이 있었겠지 생각하며
유진오가 어릴때 보았다는 "창랑정" 정자의 모습을 상상 했었다,
유진오가 누구이던가 ? 경성제일고보에서 유진오는 "메밀꽃필무렵" 의 이효석와 함께
천재로 통했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둔내터널을 빠저 조금 내려오면 태기산 소풍휴게소라는
작은 쉼터가 있었는데 바로 그곳에 유진오가 친필 휘호로쓴 -가산이효석문학비- 라는 비석이
외롭게 홀로 서있었는데 고속도로가 정비 되면서 그 비석은 지금 봉평으로 옮겨저 있다,
2019, 4, 12,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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