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길 녹화해 영상 전시 '나의 길' 연 베르나르 포콩
이번 전시는 20분 길이의 최근 영상 작품 3점과 그 스틸컷 30여점 등을 선보인다.
1970년대 마네킹을 이용한 연출 사진, 이른바 '미장센 포토'의 선구자로 세계적 명성을 떨쳤으나,
1995년 돌연 '이미지의 종말'을 선언하며 사진 촬영을 중단했다. 사람 살갗에 흰 글씨로 'fin'(끝)이라
쓴 뒤 찍은 사진이 대표적이다.
누구나 사진을 찍는 시대, 이미지 범람의 미래를 예견했던 그는 "사진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표현했기에 내 사진 작업은 모두 완료됐다"며 "영감이 흐려지면서 같은 작업을 지속·반복해
닳아 없어지는 일을 겪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영상 작업에 몰두했고, 2011년부터 '나의 길' 연작을 시작했다.
거장이 인생의 '두 번째 시기'에 내놓은 작품이기에 늙음에 대한 독백으로도 읽힌다.
'늙는 것은 인간이 사회문제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그 모든 것이 어리석었고, 일시적인 것이었으며,
부질없었고, 한때의 상황이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본인의 생물학적 나이에 대해선 질겁했다. "너무 외설적이다! 나는 내 나이의 숫자를 결코
발음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나는 '우리 나이의 숫자는 우리와 전혀 관계없는 아주 낯선 소리로만 들린다'고
쓴 적이 있다."
중국 청두에는 현재 포콩의 상설 전시관을 둔 미술관이 4월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그는 "내 나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치르고 싶어 하는 중국 친구들과 날마다 실랑이한다"면서도
"프랑스에는 노인에 대한 어떠한 존경심도 없고 노인의 지혜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영상 3부에 이르러 그의 길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 자평한
볼리비아 유우니 소금호수로 이어진다. 소금밭 위에 물이 차오르고, 점차 노을과 어둠으로 이동하는 시간의
추이가 유연한 변화와 생동의 주제를 보여준다. '내가 추구하는 대상 ,
세상은 매초마다 그것을 생성하고 삼켜버린다'는 내레이션은 '그러나 아무리 늙었다고해도 변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늙지는 않았다'로 나아간다.
그는 "향후 미얀마 바간, 이집트 카이로, 파타고니아의 피츠로이 등을 추가로 작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길을 돌아보는 것은 여전히 '세상과 함께 달리고 싶은 욕구'와 다르지 않다. 2월 24일까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4/2019011400014.html
조선일보 2019, 1, 14,(월요일)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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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포콩 (Bernard Faucon 1950 ~ )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 ) 은 70년대 말부터 구성주의 Constructed Photo 사진가 계열의
대표적인 선구자이다. 1950년, 프랑스의 아브트에서 태어난 그는 처음에는 화가를 지망하였으며,
1969~73년 소르본느대학에 철학을 공부 하였다. 1976년부터 파리등지 에서 프리랜서사진가로
생활하다. 우연히 여행 중, 50년대의 낡은 소년들의 마네킹을 발견하고 자신의 과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일련의 사진들을 마치 영화 감독이 연출하는 수법으로 사진을 만들었다.
마네킹을 이용한 사진집 여름방학(Les Gande Vacances)은 처음으로 발표한 것이 1978년 인데
같은 해 뉴욕 현대 미술관 사진 디렉터인 존 샤코우스키가 기획한 기념비적인 사진전 [거울 과 창]이
있던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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