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꽃 - 1
청포도
- 이육사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 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 의 "청포도",,
7월이면 한번쯤 기억을 더듬어 외워 본다,
입만 열면 줄줄 외우던 시가 언제 부터인가 자꾸 막혀 더듬 거려진다,
기억 이라는 창고가 세월속에 녹슬어 이젠 제기능을 하지 못하나 보다,
그러나, 7월은 언제 부터인가 나에게 청포도 보다는 연꽃의 계절로 다가왔다,
7월의 첫주말, 토요일, 밤새 내리던 장마비도 그치고 관곡지로 달려갔다,
먹구름이 궁싯궁싯 떠돌다 물러 가더니 윤기있는 마알간 파란 하늘이
뭉개구름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였다,
드넓은 관곡지 연밭에 수런수런 초록 연잎이 미풍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렸고
연대마다 뾰족뾰족한 촛불을 켜고 볼그레한 연꽃이 여기저기 수줍은듯 연잎에 숨어
웃는듯, 우는듯 벙그러저 있었다,
이제부터 연이 있어 가고싶은곳이 있는 7월이다,
7월은 연이 있어 그깟 더위쯤은 잊고 지낼수 있을것이다,
2016, 7, 2,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