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꽃이 피었을때 보다 꽃이 지고 났을때
더 아름다운 꽃이 있다,
바로 동백꽃이 그렇다,,
"비제" 의 오페라 "카르멘" 에서 담배공장 처녀 "카르멘" 은
동백꽃을 입에 물고 "돈 호세" 를 유혹하지 않았던가,,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신선대 전망대(055-639-3067)주변에
붉게핀 동백꽃 몇송이 담으며
문정희 시인의 시 "동백꽃" 이 떠올랐다,
동백꽃
- 문정희 -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꺽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 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는 차마 발을 내딛지 못하겠다,
전 존재로 내지르는
피묻은 외마디의 시 앞에서
나는 점자를 더듬듯이
절망처럼
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
2016, 3, 7,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