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2015-7)
누이야 날이 저문다
저뭄을 따라 가며
소리 없이 저물어가는 강물을 보아라
풀꽃 한 송이가 쓸쓸히 웃으며
배고픈 마음을 기대오리라
그러면 다정히 내려다보며, 오 너는
눈이 젖어 있구나
이해인 / 누이야 날이 저문다
무더운 7월이 행복한 이유는 아마도 연꽃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두물머리나, 세미원, 관곡지에 달려가면 거기에 연꽃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왜 이리 늦었느냐는듯, 연꽃들은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나를 향해 상냥한 미소를 보낸다,
연밭 나무그늘 풀밭에 앉아 땀을 들이고 있노라면 바람결에 수런수런 흔들리는 연잎소리가 좋다,
가끔식 날렵한 개개비가 날아와 아직 채 피지않은 연꽃 봉오리에 앉아 무어라 지저긴다,
학창시절 7월은 이육사의 "청포도" 가 있어 행복 했다면 나이든 지금의 7월은 연꽃이 있어 넉넉하다,
2015, 7, 2,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