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 3
독문학 작품중에 "노발리스" (Novalis, 1772~1801) 의
"푸른꽃" (Die Blaue Blume, 1802)이 있다,
20살 청년 하인리히는 꿈속에서 푸른꽃을 본다,
그가 푸른꽃에 다가서자 꽃은 상냥한 소녀로 변한다,
그 소녀를 동경한 나머지 하인리히는 먼 여행을 떠난다,
마침내 아우구스부르크 에서 할아버지의 친구이자 시인인
크링스오르를 만나고 그의 딸 마틸데 에게서 꿈에서본 푸른꽃의 모습을 찾는다,
그가 다시 꿈을 꾸는데 나룻배에 앉아 노를 젖는 마틸데를 거대한 풍랑이 덮친다,
꿈은 현실이 되고 마틸데는 죽고 마틸데에 관한 그의 사랑과
그녀의 죽음은 그를 시인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체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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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를 만나러 이른새벽 안양시 만안구 수리산으로 차를 달렸다,
차 안에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no, 5 in F major op24 "봄" Spring,이 흘렀다,
바이올린에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피아노 반주 "레프 오브린" 이다,
2악장 아다지오 몰토 에스프레시보 에서 바이올린은 봄빛처럼 가볍게 나부꼈다,
병목안 삼거리에서 직진 최경환성지를 지나 수리산 입구에 도착했다,
아직 얼음이 녹지않은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가며 바위틈이나
낙엽 덤불속에 숨어있는 가려린 노루귀를 찾아야 했다.
노루귀는 이제 갓 태어난 사슴의 어린 새끼처럼 솜털이 보송보송,
그 가녀린 솜털 줄기에 의지해 환희의 새생명, 꽃잎을 막 열고 있었다,
따사로운 봄기운을 받아 여리디 여린 노루귀가 꽃잎을 여는것을
지켜보며 자연의 놀라운 신비함과 경이로움에 숙연할 뿐이다,
2015, 3,14,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