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여명
어제는 종일 가을비가 내렸다.
오늘은 개인다 했으니 비온뒤라 하늘이 좋을것 같은 예감이다.
몸 컨디션은 좋지 않았으나 새벽 3시 잠을깨어 양수리로 달려갔다.
새벽 4시 30분, 내가 1등으로 두물머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뭉싯뭉싯 낮게뜬 먹구름 사이로 별이 반짝 반짝 빛났다.
카메라 가방을 챙겨 느티나무 아래 벤치로 갔다.
어둑신한 약간의 공포감이 차가운 돌 벤치에 묻어 있었다.
이따금씩 형체와 크기를 알수없는 물고기가 어둠속에서 물을 박차고
튀어 오르는 물의 소용돌이 소리가 들렸다.
하늘의 별을 보며 정막이 흐르는 나만의 시간을 즐겼다.
하늘에선 무수한 은하계의 별들이 끝 모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문득 학창시절 읽었던 "알퐁스 도데" 의 단편 "별" 이 생각났다.
"별" 은 프로방스 지방의 한 양치기 목동의 아름다운 사랑에 눈뜨는
한편의 시같은 훈훈한 이야기다.
먹구름은 마침내 이리저리 흩어지며 어둠이 사위고
동편 하늘 저멀리 산정상 부근에서 봉숭아 물들인 소녀의 손톱같이
붉은 기운이 감돌며 여명이 밝아 왔다.
2014, 9, 4,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