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 도데의 풍차방아간 그리고 아를의 여인
알퐁스 도데,,는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 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작가이다,
'마지막 수업'은 1873년에 발표한 단편소설로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 하면서 알자스- 로렌 지방을 프로이센왕국(독일제국)에
넘겨주는 시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다,
꿈 많고 감수성 예민하던 고교시절 이 소설을 영어 교과서에서 배우며 번역해
읽은 기억이 있다, 고1, 영어 선생님은 정해영 선생님, 고2,때는 유재익선생님,
3학년때는 신성철선생님 으로부터 영어를 배웠는데 교재는 '뉴 후랫시맨 잉글리쉬'
(New Fretsiman English) 라는 교재였다,
2학년때 유재익선생님의 영어시간에 영어 원문으로 된 'The Last Lesson'(마지막수업)
이라는 단원을 우리말로 번역하며 유재익선생님은 강의를 하셨다, 선생님은 영국신사
같은 젊잖은 정장 스타일의 양복차림에 준수한 외모를 지니신 분이셨는데
이 단원을 강의 할때는 자신이 마치 소설속 아멜선생님이 된듯 눈을 반쯤 지그시 감고
교단을 이리저리 오가며 침통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으며 본문의 마지막 부분인
'얘들아 다 끝났다 모두 돌아들 가거라' 하시며 강의하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수가없다,
그 날로부터 50여년의 결코 짧지않은 긴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당시 유재익선생님의
모습과 소설속 마지막 아멜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했던 명대사를 잊을수없다, 아멜선생님은
자포자기한 비장한 심정으로 나직하게 "다 끝났다, 돌아들 가거라,, 비록 어린 마음이었지만
그 때부터 프로방스 알자스-로렌지방은 내 가슴에 화인처럼 각인되어 나를 끈질기게 따라 다녔다,"
'알퐁스 도데' 의 또 다른 소설 '별'은 남프랑스 프로방스의 한 양치기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아를에서 북동쪽으로 25분 가량 차로 달려가면 퐁비에유(Fontvieille)
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야트막한 바위산을 10여분 천천히 올라가면
낡고 허름한 풍차 방앗간이 하나 보인다, 바람이 불어오면 금방이라도 빙글빙글 풍차가
돌아갈것 같은 이 낡은 풍차는 흔히 '알퐁스 도데의 풍차' 로 알려저 있다,
알퐁스도데(1840-1897)는 프로방스 출신이긴 하지만 파리에서 생애의 30년을
살았다, 그는 삶에 지치고 힘들때면 퐁비에유를 찾아와 친구인 앙브로이 가족의 소유
몽토방성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리고 시간이 날때마다
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풍차 방아간 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가 방앗간과 그 앞에
펼처진 드넓은 초원 풍경을 바라보곤 했다, 그는 훗날 이 때에 받은 감동을 되살려
'풍차방앗간의 편지' 에 실린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을 집필했다, 이곳의 풍차방아간은
바람의 힘으로 풍차를 돌려 안으로 연결된 맷돌을 돌려 마을사람들이 수확한 밀을
도정하는 방앗간이였다,
내가 '아를'(Arles) 이라는 지명을 맨 처음 알게된것은 오페라 '카르멘'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 '조르즈 비제' 작곡 '아를의 여인' 으로부터였다, 아를은 파리에서
683km 떨어진 도시로 TGV를 타면 파리에서 3시간 반 걸리는 곳으로 남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가까운 바닷가 도시로 로마시대로 부터 번성했던 유서깊은곳이다,
화가 '빈센트 반 고호'가 생애의 마지막 몇년을 여기에 머무르며 '아를의 여인',
'밤의 테라스', '별이 빛나는 밤' 같은 유명한 작품을 남겼으며 고갱도 한때 여기에
머물렀고 투우경기를 좋아했던 화가 '피카소'는 이곳에 머물며 2점의 유화와 57점의
데생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아를에는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한국
현대 예술의 거장 '이우환미술관'도 이곳에 있다,
비제의 '아를의 여인'은 조르즈 비제가 알퐁스 도데가 각본을 쓴 동명의 연극을
바탕으로 한 부수음악으로, 원곡은 성악을 포함한 27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나중에 대규모 정규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곡이 현재의 아를의 여인 모음곡 1번과
2번이다, 제1모음곡은 비제 자신이, 제2모음곡은 비제 사후에 에르네스트 귀로가
완성하였다, 이 중 제2모음곡 제2 미뉴에트 는 너무나 아름다운 곡으로 가끔식
즐겨 듣고있는 감미로운 명곡이다,
31살 젊은 나이로 요절한 '프란츠 슈베르트' 도 연가곡 '물방아간의 아가씨'
(Die schone Mullerin, D795)를 작곡했는데 어쩌면 슈베르트가 살던 집 근처에
물방앗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연가곡은 독일시인 빌헬름 뮬러(Wilhelm Muller)의
시 20편을 바탕으로 1823년 슈베르트 나이 26세때 작곡 되었는데 젊은 방랑자,
물방아간의 예쁜 아가씨, 수다스러운 시냇물, 그리고 질투심 많은 사냥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랑과 상실의 이야기이다, 작곡 당시 슈베르트는 병약한 몸으로 요양중
이었으며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깊은 회의와 고독감을 느끼던 시기였다,.
내가 소년기 어린시절을 보낸 충남 전의면 신방리에는 개울물을 끌어들여
물레방아를 돌리는 방앗간이 있었다, 개울로 부터 방앗간까지 긴 수로를 통하여
물을 끌어들여 방아간 물레방아로 연결, 물레방아를 돌려 동력을 얻어 이리저리 연결된
길다란 피대줄로 정미기에 연결, 쌀이나 밀, 보리등을 도정하는 장치였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방앗간에 간다하면 늘 어머니를 따라 나서곤 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방아가 신기하여 물레방아를 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것이 아니었다, 방앗간 안에는
길다란 피대줄이 이리저리 연결되어 커다란 원형 휠을 돌려 곡물을 도정하는 모습이 큰
볼거리였다, 지금은 방앗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지만 가끔식 고향에 내려갈때면
방앗간이 있던 자리에 들러 부근을 서성대며 어린시절 보았던 물레방아를 회상하곤 한다,
비제의 '아를여인' 제2 모음곡 미뉴에트 유투브로 듣기
플룻_Flute_아를르의여인 제 2모음곡_L' arlesienne Suite No.2 - III. Menuet_비제_Bizet
알퐁스도데의 마지막수업 영상 보기
(오디오 북) 알퐁스 도데_ 마지막 수업 Alphonse Daudet _ La Dernière Classe
2025, 7, 1,
음악칼럼니스트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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