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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성균관의 만추

 

 

성균관의 만추

 

1933년 11월 30일 조선일보에 발표한 신석정(辛夕汀) 시인의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는 이렇게 시작 한다,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 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때,

그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아온다 합니다,

 

성균관에는 공부자를 포함하여 오성(五聖)과 공문십철(孔門十哲),

그리고 아국십팔현(我國十八賢)의 위패가 모셔진 신성한 곳이다,

늦 가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단풍이 보고싶어 성균관을 찾았다,

 

샛노란 은행잎이 바람이 불때마다 우우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는

문묘의 뜰을 거닐며 신석정 시인의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를

떠 올렸다,

 

한여름 왕자같이 놀랍게 무성하던 푸른 잎새들은

제 몸을 스스로 장송하여 낙엽으로 떨어지고

가을은 소슬한 찬바람이 되어 저 만치 멀어저가고 있었다,

 

          2022, 11, 7,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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