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대역의 봄
화랑대 폐역을 찾아갔을때 허물벗은 곤충의 빈껍데기 같이 박제된
움직이지 않는 전차와 증기기관차에 몇량의 객차를 연결한 열차가
덩그란히 서 있었다,
역사 주변에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엔 마치 흰 분가루를 뿌린듯
하얗게 만개한 벚꽃이 불어오는 봄 바람에 꽃비가 되어 하염없이
꽃잎이 흩날렸다,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나는 우리가 흔히 <동심초> 라는 제목으로 알고있는 노래를
콧노래로 흥얼 거렸다, 사실은 <동심초>는 중국 당나라때 여류시인
'설도' 가 지은 <춘망사>의 일부분이다,
경춘선 열차가 분주히 오가던 태릉역,,
경춘선 열차가 속도를 높히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던 화랑대역,
1939년 건립당시 역명은 "태릉역" 이었으나 육사생도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하여 1958년 "화랑대역"으로 개칭 하였다,
경춘선 복선구간 개통에 따라 2010년 12월 20일 그 역활을 다하고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 되었다, 역사 안에는 승차권판매소, 찌그러진
철제책상등 세월을 간직한 소품들이 보존되어 있다,
화랑대 폐역에 전시된 움직이지 않는 전차를 바라보며
"테네시 윌리엄즈" 의 <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잠시 떠올렸다,
미국의 뉴올리언즈는 재즈의 발상지로도 유명 하지만 <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
작품 무대로도 너무나 유명한 도시이다, "테네시 윌리엄즈" 는 미국 미시시피주
콜롬부스에서 태어 났지만 뉴올리언즈를 무대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집필해 뉴올리언즈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처나는 유명한 문학의도시가 되었다,
"욕망".. "DESIRE",
실제 이곳엔 전차도 전시되어 있다. 시가지 한쪽끝 옥외 전시관에 곤충의
빈껍질같은 움직이지않는 전차는 453이란 차 번호와 함께 정면 이마에는
"DESIRE".. "욕망"이란 이름표를 달고있다, 테네시 윌리엄즈의 문학을 사랑하는
수많은 세계인들이 이 낡아빠진 전차를 보러 이곳으로 몰려드는것이다,
화랑대 폐역을 찾아오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든 어르신들 중에는 젊은시절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잡고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첫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대성리나 춘천으로 MT를 가거나 여행을 갔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2020, 4, 8, 촬영,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첫 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 둘 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에 불빛만 쓸쓸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하면 무엇하나,
궂은 비 나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좀 나이가 드신분들 중에는 전차를 보면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은방울자매 노래 <마포종점>이라는 노래를 떠 올리는 분들도 있을것이다,
노래말 속에는 여의도 비행장도 등장 하는데 내가 고교시절 감동으로
읽었던 유진오의 단편소설 <창랑정기> 마지막 부분에 여의도 비행장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문득 강 건너 모래밭에서 요란한 프로펠러 소리가 들린다,
건너다 보니 까맣게 먼 저편에 단엽 쌍발동기 최신식 여객기가 지금 하늘로
날아 오르려고 여의도 비행장을 활주중이다, 보고 있는 동안에 여객기는
땅을 떠나 오십미터, 백미터 이백미터 오백미터 처참한 폭음을 내며 떠 올라갔다,
강을 넘고 산을 넘고 국경을 넘어 단숨에 대륙의 하늘을 무찌려는 전금속제
최신식 여객기다,"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To Treno Fevgi Stis Okto
-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
카테리나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나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그리스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의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그리스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 의 노래로 너무나 유명한 곡이다,
내가 평소 좋아해 즐겨듣는 곡중에 "아그네스 발차" 의 노래로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와 "우리에게도 좋은날이 오겠지"
그리고, 발페 (MW Balfa)의 오페라 "보헤미안걸" (The Bohemian Girl)중
소프라노 조안 서덜랜드(Joan Sutherland)의 노래로
<나는 대리석 궁전에서 사는 꿈을꾸었네>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가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을때 들리는 신호음이
조수미의 노래로 <나는 대리석 궁전에서 사는 꿈을꾸었네>이다,
내가 가입한 핸드폰 통신사 에는 조안 서덜랜드 녹음파일이 없어
할수없이 조수미 노래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