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 없어요.
한 용 운
바람도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떨어지는
오동 잎은 누구의 발자취 입니까.
지리한 장마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처서 옜탑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수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 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 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기름이 됩니다. 그칠줄은 모르고 다시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지키는 약한등불 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