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전령 노루귀 -4
" 봄 "
- 이 성 부 -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 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데를 기웃 거리다가
한눈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
지처 나자빠저 있다가
다급한 사연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비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2019, 3, 8,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