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 9
연일 무더운 날씨에 열대야로 밤잠을 제대로 이룰수 없다,
대부분 새벽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지만 이제 연꽃 볼날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것 같아 서대문 봉원사로 달려갔다,
간밤 살짝 한줄기 비를 뿌렸는지 연꽃에 영롱한 빗방울이 맺혀 있다,
사람도 한송이 꽃과 같아 꽃다운 젊음이 있고 늙음이 있다,
봉원사에서 이른새벽 연꽃을 담으며 늘 꽃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즈음이 금년들어 가장 무더운 날이 될것이라 기상청이 예보 하였다,
서울 기온이 36도C,, 대단한 폭염이다,
촬영 여행을 가려해도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여진다,
우리 선조들은 여름에 부채를 부치면서 더위를 잊었다,
부채가 여덟가지 덕을 갖고 있다 해서 "팔덕선"(八德扇)이라 불렀다,
첫째, 바람을 일으켜 시원하게 해주고, 둘째, 파리나 모기등 곤충을 잡는데 쓰고,
셋째, 곡식이나 음식이 담긴 그릇을 덮을수 있고,, 넷째, 뜨거운 햇빛을 가릴수 있으며,
다섯째, 불을 지필때 바람을 일으켜 주고, 여섯째, 땅바닥에 앉을때 깔개로 사용할수 있고,
일곱번째, 청소할대 쓰레받이로 사용할수 있고, 여덟번째 머리에 물건을 일때 똬리로 쓰는것 등이다,
한국에서 부채 하면 합죽선(合竹扇)을 빼놓을수 없으며
합죽선은 아무래도 전주산을 최고로 처야할것이다,
전주는 흔히 비빔밥으로 유명 하지만 전주에는 좋은 한지를 만들수 있는
질좋은 닥나무와 깨끗한 물이 예로부터 있었다,
담양과 구례에서 단단한 양질의 대나무를 공급받아
예술적 재능을 갖인 부채의 장인들이 전주에 많았던 탓이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씨는 좋은 부채 만드는일은 대밭 고르는데서 시작 한다고 했다,
물이 들거나 인가(人家)가 가까운 대밭은 빛깔이 좋지 않아 쓰지 않았다,
대를 베는 시기도 백중을 전후한 음력 7월, 아니면 음력 9월 그믐에서 이듬해 2월까지
사이에 벤것만 사용해야 한다 고 했으니 나름대로 부채의 철학이 담겨있는 셈이다,
16~19세기 서양 귀부인들 사이에서는 부채를
은밀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도 사용했다 한다,
부채를 오른쪽 뺨에 가져다 그으면 당신을 사랑한다, 라는 뜻이고,
천천히 부채질을 하면 "나는 결혼 했다", 라는 뜻으로 관심 없다는 표현이고,
부채로 눈을긋고 지나가면 "미안해요", 라는 뜻이라 하니
부채가 동양적 의미와는 사뭇 다르게 사용 되었음을 알수 있다,
2016, 8, 3,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