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개나리
꽃을 보려고
- 정호승 -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고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립니다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고
흙의 가슴이 따듯해지기를 기다립니다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엄마를 만나려고
내가 먼저 들에 나가 봄이 됩니다,
아,,~ 4월,,
어느덧 봄이 무르익는 4월 이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고
괴테의 "파우스트" 나 "섹스피어" 의 "햄릿" 주인공이 되어보고
꽃이 만발한 4월의 싱그런 뒷동산에 누워 TS,엘리엇 의
"황무지"를 외우며 시인이 되고 싶다,
4월은 정녕 잔인한 달 이던가,,
응봉산 기암절벽 돌산 언덕에 죽음처럼 숨죽여 겨울을 보낸
핏기없는 개나리 마른줄기에 생명이 태동하고 샛노란 개나리가
홍역의 열꽃 처럼, 어린아이 웃음 처럼 활짝 피었다,
2016, 3, 30,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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