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정사 -1
" 나는 별당채 가는길 어귀에 있는 우물로 갔다.
화끈 거리는 얼굴에 시원한 냉수를 끼얹자 조금 정신이 들었다.
다시 두레박을 우물속에 던젖다. 그때 였다.
그 이상한 충격이 내 뒤퉁수에와 부딛친 것은,
뭐랄까, 날카로운 정으로 골을 쪼개듯 선명한 의식같은,
물묻은 손으로 전기를 만젖을때 처럼 전신을 뒤틀리게 하는
저릿저릿 하고 진저리 처지는 떨림이랄까,
하옇튼 그런 강렬한 느낌이 뒤퉁수에와 박히는 것이어서
나는 두레박끈을 손에즨채 고개를 틀어 사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이상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군청으로 우거진 잡목들이 총집해있는 야트막한 구릉에 둘러쌓인 정원에는
만개한 화초가 현란 하였고 군데군데 놓여있는 기이한 형태의 돌들이
무료한듯 몸을 비틀고 있었으며 정연하게 손질된 잔디가 퍼부어 내리는
햇빛아래 번쩍이는 비늘을 털어내고있는 봄날 하오의 산장은 적요했다 "
윗글은 "김성동" 지음 장편소설 <만다라> 의 일부다.
"와우정사" 를 둘러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 야릇한 기운에 이끌려
한쪽골이 뻐근하고 욱신거리며 김성동의 "만다라"를 맨처음 읽었던
1981년 5월, 어느 봄날의 충격과 감동을 떠올렸다.
2014, 5, 14,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