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계사의 봄
화계사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자락에있는 사찰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일찌감치 경내에는 화려한
오색연등이 곱게 걸리고 신도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화계사는 숭산스님이 계셨던 사찰로 유명하지만 한때 벽안의
<현각스님>이 계셨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화계사에서 활짝 만개한 벚꽃이 불어오는 바람결에 꽃비가 되어
하염없이 흩날리는것을 지켜보며 조지훈의 완화삼을 생각한다,
완 화 삼
- 조 지 훈 -
차운산 바위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소매 꽃잎에 젖어
술익은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밤 자면 저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많음도 병인양하여
달빛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완화삼(琓花衫)은 글자그대로 풀면 꽃구경하는 적삼,
즉 꽃구경하는 나그네 라는 뜻이다.
이 시는 제목에서도 드러났듯이 ‘완화삼’, 즉 꽃을 보고 즐기는 선비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데, 그 선비는 구름과 물길처럼 흘러가는 유랑의
삶을 사는 나그네이다.
차가운 산길을 오르내리며 마을을 옮겨 다니는 나그네는 구슬픈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다가 들른 강 마을에서 술 익는 냄새가
가득하고 저녁 노을빛이 눈에 어리는 가운데 ‘꽃잎에 젖어’ 잠시나마
무념무상의 경지에 빠져든다.
그러나 그 시간은 순간일 뿐이고, 이 밤이 지나고 나면 꽃은 질 것이라는
점을 나그네는 잘알고 있기 때문에 애상감에 젖어든다.
이시를 받은 박목월은 "나그네" 로 화답했다.
강나루 건너서 / 밀밭길을 / 구름에 달가듯이 /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 남도 삼백리 /
술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이렇게 "완화삼" 과 "나그네 "는 우정을 주고받는 시로 지어젖다.
조지훈과 박목월은 일제 강점기 말쯤 경주에서 처음만나 옥산서원 에서
여러날을 함께하며 마음을 텃고 훗날 성북동 조지훈의 집에서
박두진이 합류하여 세사람 공동시집 "청록"을 "을유문화사"에서 냇는데
조지훈이 경주에서 박목월과 함께했던 정을 "완화삼" 으로써
박목월에게 전했던 것이다.
석가탄신일이 다가와 연등을 촬영하러 조계사에 가면 조계사와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을유문화사" 사옥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곳에 조지훈과 박목월의 숨결이
어려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계사 연등촬영에 을유문화사를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내가 중학생때 미술 교과서도 "을유문화사" 발행으로 저자는 "장발" 이었다,
2019, 4, 15, 촬영,
화계사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의 연등
천불오백성전 / 대웅전 / 보화루, 종무소
천불오백성전 / 대웅전 / 보화루, 종무소
보화루 / 대적광전
대적광전
화계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