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 5
이른 새벽 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장마비라 하지만 봄비 같은 느낌이다,
내일이 초복이니 이제 여름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렇게 비오는 날은 드뷔시(Debussy)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이나
"바다"(La Mer) 같은 음악을 듣거나 고궁을 이지저리 산책
하는것도 좋지만 조계사로 연꽃을 만나러 갔다,
연꽃은 커다란 플라스틱 용기에 심어저 저마다 가꾸는
신도나 단체의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보슬비를 맞아 연꽃은 함초롬히 영롱한 광채를 토해 내고 있었다,
커다란 분홍빛 꽃잎에 보석 같은 진주알을 송알송알 무수히 매달고
고개숙여 부처님께 합장 이라도 하는듯 숙연 하다,
"나옹 혜근" 스님은 <꽃들의 미소> 라는 시를 남겼다,
영롱한 그 자태 어느 것에 견주리
붉고 흰 꽃빛이 창에 가득 비치네
반쯤 입을 열고 웃는 그 모습을
이 하늘과 이 땅에 짝할 이가 없네
2016, 7,16,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