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2015 -1)
산창서 하루 내내 책 안고 잠을 자니
돌솥엔 상기도 차 달인 내 남았구나
주렴 밖 보슬보슬 빗소리 들리더니
못 가득 연잎은 동글동글 푸르도다
서헌순(1801-1868) / 우연히 읊다
책 읽기를 좋와해 종일 책을 읽다가 심심하면 차도 한잔 마시고
그러다 졸리면 낮잠도 한숨 잔다,
잠에서 불현듯 깨면 돌솥에 남은 차향이 코끝에 스며온다,
어느새 창밖엔 여름을 재촉하는 정다운 빗소리,
반가운 빗소리에 일어나 주렴을 걸으니 비를 송글송글 머금은
푸른 연잎이 연못 가득하다,
두물머리에 일출을 보러 갔다가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일출은 보지 못하고 이제 갓 피기 시작한 연꽃을 만났다,
예쁘고 고운 연은 별로없고 이지러지고 못생긴 연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고르고 골라 예쁜 연꽃 몇컷을 담았다,
2015, 6, 22,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