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다리야경
미생의다리 야경을 촬영하려 시흥 소래습지생태공원 부근 갯골을 찾아갔다,
정월 열나흘 휘영청 밝은 달이 동편 하늘에 일찌감치 떠 올랐다,
저 달아래 얼마나 많은 젊은 남녀들이 거짖말 같은 약속을 하고 웃고 울었을까,,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 일들에 환희하고, 나락에 떨어진듯 절망도 했었다,
방산오수중계펌프장 옆에 주차하고 미생의 다리로 걸어가는 길은 어둑신한
공포가 유령처럼 도사리고 있었고 공룡같은 먼곳의 빌딩 불빛이 어스름 비추었다,
미생의다리 밑 검은 뻘에는 검은 강이 흐르고 있었고 거기에 교교한 달빛이 내렸다,
문득 젊은시절 환호했던 마리안 앤더슨(Marian Anderson 1897~1993) 의
깊은강(Deep River)이 생각났다.
어둠내린 미생의다리는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No14, in C# minor, Op27,No2) 처럼
초롱초룽 빛나진 않았고 검은 망또를 입은 사람들이 부르는 장송곡처럼 무겁고
장중하고 적요했다,
야경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길 일그러진 열나흘 둥근달이 계속 차창밖을 기웃거렸다,
2015, 2, 4,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