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없는것들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랄때 물레를 돌려 누에고치 에서
명주실을 뽑아 감는것을 본 기억이 있다.
요즈음 물레는 박물관이나 민속촌에 가야 볼수 있을뿐이다.
이젠 없는것들 이다.
물레하면 생각나는 영화,, "사랑과 영혼",,
물레를 돌리며 야릇한 사랑의 감정을 그렸던,,
또, 가장 아름다운 한국적인 소리에 다듬이 소리가
포함되어 있는것을 본적이 있다.
어스름 달밤에 창호지 바른 문에 두사람이 마주앉아
다듬이질하는 모습의 희미한 그림자와,
똑딱, 똑딱, 또드락 똑딱, 다듬이 방망이 소리는
그 자체가 잘 그린 그림이요, 리듬이컬한 음악이다.
등잔, 무쇠난로, 화 젖가락, 모두가 잊혀저가는 우리의 전통이다.
증평 들노래축제 에 갔다가 증평 민속체험 박물관 에서
아주 오랫만에 "이젠 없는것들" 을 보았다.
2014, 6,15, 촬영,
~ 혼례 의식의 순서를 적은 홀기(忽記)를 두손으로 받들어 정중하게 펼처들고
예를 진행하는 허근의 목소리는 막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허근은 신부의 증조부이다.
신부가 먼저 두번 절 하라는 말이 꼬리를 끌며 마당에 울리자
신부의 양쪽에 서있던 수모(手母)가 신부를 부축한다.
신부는 팔을 높히올려 한삼으로 얼굴을 가리운다.
(중략)
"하이고오, 시상에 워쩌면 저렇코롬...."
초례청을 외워싼 사람들의 뒤쪽에서 누군가 참지 못하고 탄성을 질렀다.
거의 안타까운 목소리이다.
신부는 다홍치마를 동산처럼 부풀리며 재배를 하고 일어선다.
한삼에 가리워젔던 얼굴이 드러나자 흰이마의 한가온데 곤지의 선명한 붉은빛이
매화잠(梅花簪)의 푸른청옥 잠두(簪頭)와 그빛깔이 부딪치면서 그네의 얼굴을
차갑고 단단하게 비쳐 주었다.
(중략)
사모를 쓰고 자색 단령(團領)을 입은 신랑은 소년 이었다.
몸가짐은 의젖 하였지만 자그마한 체구였고 얼굴빛은 발그레 분홍물이 돌아
귀밑에서 볼을타고 턱을돌아 목으로 흘러 내리는 여린선이 보송보송
복숭아 털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는 시키는 대로 나붓이 꿇어 앉으며 신부에게 일배를 한다.
최명희, "혼불"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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