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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연·예술

드보르작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

 

 

 

 

안토닌 드보르자크 의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

Antonin Dvorak

Rusalka / Song to the moon

 

2024년 금년 여름은 그 어느해 여름보다 쓴 약처럼 지독히 혹독했고

그 여름의 끈적한 긴 꼬리는 추석이 다가왔어도 아직도 남아있다,

 

추석이 오면 우리조상들은 한가위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가을의

풍요로운 추수의 기쁨을 노래하고 가정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습관이 있어왔다,

 

달은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음악이나 문학, 그림의

소재가 되어왔다,

 

너무나 유명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C#단조 작품 27-2번

'월광소나타'(Mondschein),  '클로드 드뷔시' 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Claire de lune),  '앙리 루소' 의 그림 '카니발의 저녁' 에 등장하는

푸른달,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에서 허생원과 조선달이 소금을 뿌린듯한

메밀밭을 걷던것도 보름을 갓지난 흐믓한 달밤이었다, '오드리 헵번' 주연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의 OST는 '문 리버'(Moon River) '달빛 흐르는 강' 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인간들의 간절한 소원을 달에게 비는

풍습이 있었던것으로 보인다, 1969, 7, 20,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과 '에드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표면의

고요의 바다에 첫발을 내딛었을때 인간들이 신성시하는 달에 인간이

첫발을 내딛어 달이 부정을 타 이제는 더이상 달에 소원을 비는 일이

무의미해젔다 탄식하는 이들도 있었다,

 

백과사전에서 '루살카' 를 검색해 보면 '루살카' 란 슬라브족 신화에서

호수를 떠도는 세례받지 못하고 죽은 아이나, 고의로든 실수로든

물에 빠저죽은 처녀의 혼, 이라 쓰여있고, 슬라브족에게는 지역마다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닌 루살카들이 있었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체코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in Dvorak 1841~1904)는

이러한 설화를 바탕으로 3막 오페라 '루살카'(Rusalka) 를 작곡했다,

체코어 대본은 '카렐 야로미르 에르벤' 과 '보제나 네므코바'의 동화에

기초하여, 시인인 '야로슬라프 크라필'(1868~1950)에 의해 작성되었다,

 

오페라 '루살카'는 국내 공연무대에서 볼수있는 기회는 별로 없지만

오페라에 등장하는 유명한 아리아 '달에게 바치는 노래' 는 FM 음악

방송이나 공연무대에서 아리아만 부르는 경우가 많이 있어 들어보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 한다,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 (Song to the moon) 

 

물의 요정 루살카는 인간인 왕자를 사랑하여 마법의 힘으로 인간의 몸을

얻지만 끝내 버림을 받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뒤늦게 루살카의 사랑을

갈구하는 왕자는 그 죄값으로 루살카의 품에서 목숨을 잃는다는 다분히

전설적인 내용을 담고있다,

 

비극적인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1막에 등장하는 아리아 '달에게 바치는 노래'는

호숫가에서 왕자를 그리워하며 루살카가 자신의 애절한 사랑을 달이 대신

전해주기를 바라며 부르는 노래로 서정적인 가사와 함께 아름답고 고운 선율로

이 오페라 중 최고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인어공주 이야기 <루살카>는 <안토닌 드보르작>이 남긴 최고의 오페라로

체코 특유의 민속성을 띠고 있으며 작곡자 자신에게 내재된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높고 깊은 하늘에서

달아, 너는 멀리 비추고,

 

넓은 세상

두루 돌며,

사람들 삶을

살펴 보는구나,

 

달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 님이 있는 곳을

내게 말해 주렴,

 

그에게 말해 주렴, 은빛 달아,

내가 팔을 벌려

그를 포옹하고 있다고,

 

잠깐 동안 만이라도

그가 나를 꿈꾸었음을

그에게 일깨워 다오,

 

그를 멀리까지 비추어 주고

그에게 알려다오, 누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만약 그의 인간 영혼이

참말로 나를 꿈꾸고 있다면

그 꿈속의 기억이

그를 일깨우기를

 

달빛아, 사라지지 말거라,

사라지지 마라!

 

 

19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에서 출생한 르네 플레밍은

1988년 29세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전국경연대회에서 우승하여

소프라노로서 명성을 떨치기시작했다,

 

'달에게 바치는 노래' 아리아가 수록된 음반은 시중에 많이 출시되어있다,

'르네 플레밍' 말고도 '조안 서덜랜드'(Joan Sutherland)  '안나 넵트레코'

(Anna Netrebko),  '안젤라 게오르규'(Angela Gheorghiu)의 음반도 완성도

높은 명반이다,

 

우리나라 고전에도 '달에게 바치는 노래' 가 있다,

"악학궤범" 에 실려있는 백제때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요 "정읍사" 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귀야 머리곰 비추 고시라,"

 

장에 나가서 늦게 돌아오는 남편의 밤길을 달이 높히 솟아

멀리까지 환하게 비추어 남편의 안전귀가를 바라는 아낙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가요이다,

 

영국작가 '서머셋 모움'이 쓴 장편소설 '달과 육펜스' 는 문명사회를 피하여

타히티섬으로 건너가 그림 그리기에 생을 바친 한 증권거래소 직원의 삶을

그린 작품이었는데, 여기서 달은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육펜스는

세속적인 욕망을 상징한것이었다,

 

정훈 시인의 詩 <달맞이 꽃> 중에서 몇줄 옮겨본다,

 

달맞이꽃은 어디에나

피어 있지만

아무 가슴에나 담기지

않는다,

 

달맞이꽃은 어디서든 

피지만

아무 가슴에나 활짝 피어

안기지 않는다,

 

 

2024, 9, 16,

음악칼럼리스트 상록수

 

 

 

 

르네 플레밍 / 달에게 바치는 노래

Renée Fleming @ Song to the Moon 🔴 LIVE !!! Praha 2009 (youtube.com)

 

 

 

 

최정원 / 달에게 바치는 노래

Song to the moon -Rusalka 소프라노 최정원 Soprano Jungwon Choi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