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던날관곡지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라오스의 고원이름)의
뒤를 이어 14호 태풍 덴빈(TEMBIN,천칭자리의 일본어 이름)이
서해안을 따라 한반도에 상륙한다는날,
이른새벽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볼라벤이 바람이였다면 덴빈은 비를 머금코있다 합니다.
문득 비오는날 관곡지의 수련이 보고싶었습니다.
텅빈 관곡지엔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닭 한마리가 수련사이를 비집고 오가더니
연잎에 올라앉아 비를맞이며 자맥질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태풍의 거센바람을 한차례 맞고난 수련들은
꽃잎이 꺽이고 부러진채 함초롬히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펼처들고 수련을 촬영하면서 인생이란 무엇이며,
사진이란 나에게 어떤의미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문득 <톰아저씨의 오두막>을쓴
<스토우> 부인의 말이 떠올렸습니다.
~ 어려움이 닥치고 모든일이 끝났다고 느낄때,
이제 1분도 더 견딜수없다는 생각이들때,
그래도 포기하지말라.
바로 그때, 바로 그곳에서 다시 기회가 올것이기 때문이다.~
2012, 8, 30, 비오던날 관곡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