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붉은노을
오늘 아침,
서투른 화가가 실수로 물감통을 엎질러 하늘에 획~, 뿌렸다,
하늘은 온통 붉디 붉은 선홍빛 물감이 순식간에 벙글었다,
그게 오늘 아침 일이다,
오늘 아침, 설마,,가 사람 잡았다,
사진을 수십년 하다 보니 예감,,이란 영감탱이,,가
머리속에 들어 앉아 있다,
오늘새벽 노을이 좋을테니 양수리로 가라,,
영감탱이가 어젯밤 잠든 나를 깨워 일러줬다,
새벽 2시 습관대로 잠을깨 일어나 영감탱이 말을 상기하며
하늘을 쓱~,, 훌터보니 구름이 끼어
설마,, 하고 않 갔다,
그리고 이책 저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누가 툭툭 창문을 두드려
내다보니 빨강 물감통을 든 낮익은 화가 였다,
잠시후 그 화가는 물감통을 하늘에 내던지듯 홀라당 엎어 버렸다,
팬티바람, 헐레벌떡 카메라를 꺼내 거실 유리문을 활짝 열고
그 앞에 바짝 다가섰다,
아 니,, 이럴수가,, 금년 최고의 노을이,,
그 때 영감탱이 어디선가 나타나 돌멩이를 던지듯 한마디 툭 내 던젔다,,,,
내가 뭐랬나,, 내일이면 늦는다 했제,,
2017, 8, 6, 새벽 05;29 촬영,
여름날
- 신경림 -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 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 냄새를 풍기고 있다,
요즘같이 장마가 지나고 태풍이 올 무렵 시원한 소나기가 내리곤 한다,
도로에 물이 넘처 한강이 되고 차도 사람도 어쩔줄 몰라 허둥 댄다,
양말에 물이 흥건하고 바지 가랭이도 젖었지만 벌써 서편 하늘엔
구름이 뭉싯 거리며 파란 하늘이 웃음짓고 언제 그랫냐는듯 햇빛도
쨍하게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여름날은 낮잠에 꾼 개꿈처럼 싱겁고 생선 비늘처럼 번뜩이며 비릿하다,
인생에도 한번쯤 소나기가 내렸으면 좋겠다, 로또 당첨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