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3
여 름 날
- 신경림 -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 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 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 냄새를 풍기고 있다,
날씨가 무덥고 장마철이 되면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곤 한다,
극심한 가믐에 장마라고는 하지만 비다운 비는 오지 않고 있다,
하늘은 꾸물대며 구름은 피어 났다가 산 등성을 넘는다
세미원 연못에는 지금 수련이 잠이 덜깬 앳띤얼굴 졸린 모습이다,
2015, 7, 2,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