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원정의가을
가을이 깊어가고 경복궁 향원정 주변의 단풍이
선홍빛 붉은색으로 채색되고 있습니다.
가을이 색갈을 지니고 있다면 어떤 색일까 생각해 봅니다.
초콜릿 진함도 아닐것이며, 낙엽처럼 탁하지도 아니할것이며
아마도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금새 떨어질것 같은
후박나무잎 황갈색이나, 대학로 샘터사옥 담쟁이 선홍빛일듯,
음악으로 치면 "게오르그 잠피르" 의 팬플륫연주 "외로운 양치기" 나
영화 "아웃오브 아프리카" 에 삽입 되었던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 장조 KV622" 아다지오,
그것도 아니면 "피아졸라" 의 "리베르탱고" 반도네온 연주 쯤은 아닐까,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 "안톤슈낙" 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들" 이라는 글에서
"휠델린의 시장", "아이헨 도르프의 가곡" 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했지만...
시월도 저문 오후 향원정 연못주변을 서성대며
건청궁의 명성왕후 시해 아픈 역사의 기억을 떠올리며
붉게 물들어가는 향원정 주변 가을풍경을 담았습니다.
2013,10, 30,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