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목장의석양
이윽고 안성목장에 뉘엿뉘엿 석양이 물들고 있었습니다.
하루 온종일 광채를 내뿜던 태양이 서서히 침몰하는 순간입니다.
때마침 서편하늘을 지나던 구름 한무리에 해가 숨박꼭질을 하고있었습니다.
얼른 삼각대를 펼치고 사정없이 셔터를 눌렀습니다.
경쾌한 금속성 셔터음이 연신 터저 나왔습니다.
얼마전 촬영을 끝낸 한 영화의 셋트장을 배경으로...
문득 "김천택" 의 "청구영언"에 실린 묵은 "이색"의 시한수가 생각났습니다.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서서 갈곳 몰라 하노라.
지는해 붉게 물드는 석양을 마주하는 일은 쓸쓸한 일입니다.
이럴때 따듯한 커피한잔, 카푸치노, 나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 이나 현악4중주 "로자문데'
아니면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나 "우편마차" 도 좋을듯...
조선 선조때 "권필"(1569~1612)이 지은 "도중"(途中)이란시가 생각납니다.
저물어 외로운 객점에 드니
산깊어 사립도 닫지를 않네
닭 울어 앞길을 물으려는데
누런잎 날 향해 달려 오누나.
2013,10,11,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