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설경
2012,12, 5,일의 서설,,
12월 눈치고는 꽤나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거대 도시가 순식간에 맥을 못추고 뒤뚱거렸습니다.
눈이 녹을 세라 서둘러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창경궁이 한눈아래 굽어보이는 서울대병원 암병동
5층 베란다로 달려갔습니다.
<문정희> 시인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구절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이긴척 기꺼히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하생략-
2012,12, 6, 촬영,